[시차이론 / 관련 논문] 시차이론과 행정개혁 본문
시차이론 (시차적 접근)
주요 키워드
1) 시간에 대한 전제: 시간을 독립변수로 간주
2) 인과관계의 시차 (장/단기)
3) 숙성기간
관련 논문
시차이론과 행정개혁 by 최종원
1. 요약
- (장점) 시차이론은 시간 또는 시차라는 변수를 중심으로 사회과학 인과법칙의 논리구성을 재평가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매우 크다고 판단된다. 시차이론은 이론의 내적 일관성 측면에서도 매우 우수한 논리적 구조를 가지며, 제도개혁 실패의 원인으로 제시된 제도요소간 내적 정합성의 문제도 타당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 (현실적 한계) 그러나 본 본문은 시차이론에서 제시하는 구체적인 행정개혁방안의 현실적 적용가능성 측면에서 의문을 제기하였다. 시차이론에서의 행정개혁 논의를 자세히 분석해 보면, 동 이론은 개혁추지주체들이 개혁정책의 이론적 인과관계에 대한 정확한 시전지시과 매우 높은 수준의 정치적, 행정적 능력을 갖고 있음을 가정한다. 그러나 이러한 암묵적 전제조건들은 현실의 개혁과정에 관한 일반적 논의에 비추어 볼 때, 그 실현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며, 따라서 시차이론의 행정개혁 논의에 현실적 한계가 존재한다고 판단된다.
2. 서론
- (이론적 특징) 시차이론은 사회과학연구에서 만은 이론적, 정책적 시사점을 주고 있다. 우선, 이론적 측면에서 시차이론의 의의는 사회과학적 인과법칙에서 시간적 요소의 중요성에 대한 재강조이다. 원인변수와 결과변수 간 인과관계에서 동일한 원인변수들이라도 작동순서(sequence)의 차이에 따라 결과변수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다르고, 동이한 원인변수와 결과변수라도 그 변수들의 성숙단계와 변화경로에 따라 인과관계의 방향과 크기가 크게 달라진다. 사회과학연구에서 시간변수는 많은 이론적 논의에서 그 중요성이 강조되어 왔다. 그러므로 시차이론이 사회과학 분야에서 완전히 새로운 이론적 논의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기존 이론에서의 시간적 요소는 많은 설명변수들 또는 맥락변수들 중 하나로 부분적으로 다루어졌다. 시차이론은 시간 또는 시차라는 하나의 변수를 중심으로 사회과학적 인과법칙의 논리구성을 재평가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판단된다.
-(정책적·실전적 차원) 시차이론의 중요성은 정책적, 실천적 차원에서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지난 수십년간 우리의 경험을 되돌아보면, 매 정권 출범초기마다 국정 최고책임자의 강한 의지와 다수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하에 전면적이고, 총제척인 개혁이 시도되었으나, 불행히도 용두사미적인 성과밖에는 거두지 못하였다. ‘이 글을 쓰게 된 것은 절박한 실천적 문제의 해결에 행정이나 정책연구가 좀 더 기여를 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라는 언급과 같이, 시차이론은 현실적 문제의 원인 분석을 토대로 많은 실천적 함의를 중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시차이론은 제도개혁시 제도의 내적 정합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여 개혁실패가 초래되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공공부문 건설사업에서 철저한 감리제도가 정착되지 않은 상태에서 최저가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부실공사가 초래되고, 직무분석과 성과 측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성과급 제도나 지방정부의 MBO가 도입됨에 따라 소기의 목적달성은 고사하고 행정의 비효율과 낭비를 커지게 하였다는 논리이다.
- 이러한 시차이론의 주장은 내적 일관성 측면에서 매우 우수한 논리적 구조를 갖는다.
3. 시차이론의 주요 내용
- (효용성) 시차이론에 따르면, 행정개혁의 실패는 사회과학적 인과법칙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시차적 요소에 대한 적절한 고려가 배제되었기 때문에 발생한다. 따라서 시차이론이 제시하는 개혁정책에 대한 실천적 함의는 다음과 같이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개혁정책 추진시 제도 구성요소들 간에 내적 정합성 확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한 하나의 대안으로서 각기 상반된 가치를 동시에 각기 상이한 하위체제에 분담시키는 분업화의 원리를 적용함으로써 부분최적화(local optimality)를 추구하는 방안이 있으며, 보다 근본적인 또 다른 대안으로서 시간적 차이를 두고 제도가 지향하는 우선적 가치를 변경시키는 시차적 접근방법이 있다. 여기서 시차적 접근방법이란 개혁적 제도 도입시 주도적 가치와 부수적인 가치를 구분하여, 제도의 핵심적 요소가 추구하는 주도적 가치가 부수적 가치에 비하여 시대적으로 절실하다면 그 가치를 실현시킬 수 있는 제도의 핵심요소를 우선적으로 도입한 후 부수적인 가치를 지향하는 보완적 요소(선행조건이나 보상조건)를 나중에 도입한다. 그러나 만약 부수적인 가치도 주도적 가치 못지 않게 중요하다면 보완적 요소를 먼저 또는 최소한 동시에 설치하여야 한다는 논리이다.
둘째, 시차이론의 행정개혁에 대한 또 다른 처방적 논의는 ‘정태적 인과이론의 동태적 함의’를 발견하는 과정에서 제시되었다. 사회과학의 인과이론은 대체로 정태적 형태(예를 들어, 민주적 리더십이 조직의 생산성을 향상시킨다, 중산층이 되면 정책순응도가 높아진다 등)를 가지나, 여기에는 중요한 동태적 전제가 있다. 사회과학의 정태적 인과이론은 항상 적용되는 것이 아니며, 원인변수가 충분히 성숙되었을 경우(장기균형상태에 도달하였을 경우)의 원인변수와 결과변수의 관계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의의 실천적 함의로서 “새로운 제도나 정책이 도입되면, 기대하는 효과를 얻기 위하여 충분한 성숙기간을 두어야 한다. 정책이나 제도를 수시로 바꾸는 것은 성과보다 비용을 크게 지불하게 만든다”. 즉, 제도개혁시 원인변수와 결과변수의 성숙도와 변화과정에 대한 고려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4. 시차이론에서의 행정개혁 논의의 한계
- (요약) 시차이론의 처방적 논의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개혁정책 추진시 정책 구성요소들간의 내적 정합성 확보가 필요하며, 이를 위하여 상반된 가치를 각기 상이한 하위체제에 분담시키는 분업화의 원리와 시간적 차이를 두고 제도가 지향하는 우선적 가치를 변경시키는 시차적 접근법을 강조하였다. 둘째, 제도개혁시 섣부른 제도변경은 문제가 많으며, 새로운 제도나 정책의 효과가 충분히 발휘될 수 있도록 충분한 성숙기간을 갖도록 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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